감정을 읽는 글쓰기의 힘

요즘 나는 아이가 잠들기 전 여덟 권의 책을 읽어준다. 왜 여덟 권의 책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아이는 항상 자기 전에 여덟 권을 읽겠다고 합니다. 어제 그가 읽은 책 중 하나가 나에게 인상을 남겼습니다. ‘마음읽기 모자’라는 책인데, 모자를 쓰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하면 그때의 심정이 드러난다. 모자가 읽는 내용입니다. 모자는 선생님의 강아지가 강아지를 낳는 이야기에 ‘네가 자랑스럽다’, 아빠에게 선물을 받은 이야기에 ‘나는 행복하다’ 등 마음을 읽는다.

아이가 ‘이모가 결혼한다’고 하면 엄마와 아들은 아이의 감정을 읽을 수 없다. 그 이유는 아마도 아이가 감정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이가 어떤 심정인지 선생님과 친구들과 계속 이야기를 나눈 뒤, 엄마와 아이는 그 감정을 ‘슬프다’라고 읽었습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듣도록’ 강요합니다. 누군가와 좋은 대화를 나누려면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야 합니다. 반면에 생각해보면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전할 수 있는 곳은 없는 것 같다. 물론 배우자나 부모님 등과도 마음을 나눌 수는 있습니다. 가능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 있는 감정을 끌어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말을 하면 상대방이 어떻게 반응할지 걱정도 되고, 당황스럽기도 하고, 상대방이 화를 낼까 봐 걱정도 됩니다.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특히 더 심한 것 같습니다. 미국 같은 나라에서는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 상담을 받는 것이 흔한데,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다. 이런 상담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사람들이 어떻게 볼지 두려워서 상담을 하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결과적으로 정신 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점점 그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이 없다는 뜻 아닌가? 그런 면에서 글쓰기는 정말 좋은 것 같아요. 글을 쓰다 보면 내 기분이 어떤지 정확히 알 수 있다. 내면의 나와 끊임없이 대화하고 이를 글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아무도 그것을 볼 수 없습니다. 일기는 그러한 감정을 표현하기에 특히 좋은 장소입니다. 당신은 어렸을 때부터 일기를 써왔기 때문에 이것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 일기장엔 항상 마지막 줄이 ‘정말 즐거웠어요’로 끝나요. 우리는 일상을 기록하고, 그 감정을 기록하는 것입니다. 블로그도 마찬가지다. 어느 정도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글쓰기는 내 감정을 표현하는 가장 좋은 도구이자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나는 그것을 보았다. 지치고 고통스럽다면, 이제 그만 참으며 적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감사합니다. 매일 읽고 매일 씁니다.